미네르바 스쿨에서 공부한 지난 3년을 되돌아보며

Megan Cho
6 min readNov 12, 2020

저는 종종 “왜 미네르바를 지원했었나요?” 또는 “미네르바에서 다시 대학을 시작한 후, 가장 큰 차이점들은 무엇이었나요?”라는 질문을 받습니다. 미네르바에 들어오기 전에 저는 캘리포니아의 UCLA 대학에 진학하여 1년을 다녔습니다. UCLA를 포함하여 그때까지 제가 받은 교육의 대부분은 실제 사회생활에 필요한 것들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질 때가 아주 많았습니다. 제가 그동안 “생각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How to think)”, 즉 생각하는 방법을 배웠던 게 아니라, 그냥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What to think)”에 대해서만 배우는 느낌이 컸습니다.

그러던 중에 미네르바 대학이,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현재 존재하지 않는 직업들을 위한 준비성을 미리 키워주면서 21 세기에 필요한 스킬을 길러 준다는 걸 듣고, 아 이게 바로 내가 원하는 대학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는 아직 졸업생도 나오지 않은 상태라서 학교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컸지만, 궁극적으로 제가 평소에 추구하던 방향과 잘 맞는 것 같아 지원하였고, 미네르바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느덧 4학년이 되었네요. 지금까지의 여러 경험들, 배운점, 그리고 저의 미네르바 선택을 되돌아 보았습니다. 미네르바 스쿨에 관해 지금까지 미디어에 실린 여러 글들을 살펴보면서 미네르바 재학생으로서 실제적이면서 개인적 경험에 대해 쓴 것이 좀 드문 것 같아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미네르바에 오기 전에는 사실 막연하게 상상을 했었을 뿐 미네르바의 고유한 경험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성장 경험, 리얼한 학습 기회, 다양한 사람들과의 개인적 친분이나 전문적 네트워킹 기회 등이 이렇게 많고 다양할 거라고는 잘 예상하지 못했었던 것 같아요. 미네르바에서 제가 지금까지 공부하면서 경험하고 느낀 특성에 대해 말하자면 다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학습 커리큘럼, 둘째, 개인의 전문성 개발 기회, 그리고 셋째는 미네르바 커뮤니티입니다.

첫째로 미네르바 스쿨의 학습에는 수동적으로 듣는 강의나 시험이 없고, 모든 것을 액티브/프로젝트 베이스 러닝(active/project-based learning) 과 경험적 학습(experiential learning)을 통해서 배우게 된답니다. 정보를 외우기보다는 정보라는 하나의 수단을 통해서 21세기에 필요한 스킬을 쌓는 것이지요. 시험은 없지만 대학 자체의 학습용 플랫폼인 포럼(Forum)에서 진행되는 수업을 위해 매 시간 전에 수업 내용 자료를 철저히 읽고 나름 열심히 요약해 두고 질문을 준비해야 하므로, 상당히 많은 시간을 예습 과정에 써야 합니다. 수업시간 동안에는 미리 학습했던 것을 응용하고, 실제 시나리오를 사용하여 그룹 워크를 통해서 다이내믹한 방식으로 토론하며 각자의 의견을 나눕니다.

둘째, 이렇게 쌓은 스킬을 세계 여러 도시들에서 프로젝트를 통해 실제로 실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올해 1월에는 아르헨티나에서 학기를 보내고 있었는데, 저는 학교에서 연결해 준 프로젝트 중 하나로 국제적 회사인 유니레버(Unilever)에서 고용주브랜딩(Employer Branding)팀을 위한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라틴 아메리카에서 유니레버가 취업 선호도에서 최상위가 되기 위한 고용주 브랜딩 전략에 개선점을 제안하는 일이었습니다. 미네르바에서 배웠던 문제해결 프레임워크와 마케팅 수업에서 배운 마켓환경 분석등의 스킬을 응용해서 최종 리포트를 제출했들 때 그 팀 직원들로부터 매우 긍적적인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또한 제가 제안한 아이디어를 그 팀에서 실제로 사용하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런 여러 기회를 통해 각 도시에서 현지 문화와 비즈니스 상황을 배우고 문제해결 스킬을 응용하였으며, 글로벌 관점에서 개인적으로 어떻게 사회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로, 각국에서 온 외국학생들이 모인 미네르바 스쿨의 커뮤니티는 타 대학 분위기와 좀 다른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일반 큰 대학 캠퍼스에서는 관심사, 자신의 배경, 문화 등 대부분 자신과 비슷한 학생들끼리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대학 자체의 구성원이 다양하더라도 나를 둘러싼 작은 커뮤니티는 매우 균질적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나 미네르바에서는 작은 공동체들이 물론 있지만 코호트간에 교류가 매우 적극적인 커뮤니티입니다. 저는 미네르바의 다양한 동료 학생들과 3년 이상 지내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앞으로 평생 지속될 서포트 네트워크를 얻은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위한 학습

앞으로 우리가 접할 다양한 이슈들은 한 국가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인 시각이 필요한 글로벌 문제들이기 때문에, 글로벌한 관점을 갖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연구 결과를 보면 10년 후가 되면 직업들 중 상당한 숫자가 오늘날 존재 하지 않는 일자리일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급변하는 환경에서 대학 교육의 중요한 역할은 특정한 일자리를 위한 준비가 아니라 여러가지 상황에서 잘 응용할 수 있는 스킬을 쌓는 일일 것입니다. 비판적/창의적으로 생각하고, 빠르게 배우고,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궁극적으로는 명확한 답이 없는 어려운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네르바 대학 지원을 고려한다면

미네르바 대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라면 자신이 어떤 경험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어떻게 성장하고 싶은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미네르바 대학이 모든 학생들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며, 미네르바 학생들의 개인적 경험 또한 다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이 시스템이 맞는 학생에게는 전 세계 7 개 도시를 경험하고, 졸업 후에도 오랫동안 지속될 글로벌한 네트워크를 쌓고, 학습과학(Science of Learning)에 기반한 커리큘럼을 통해 공부하는 것은 다른 대학의 경험에서는 쉽게 찾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대학 시스템이 잘 맞을 수 있는 학생에게는 진심으로 지원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About 조예영(Megan Cho): 미네르바 대학에서 마케팅 전공 및 경제학 부전공을 하고 있으며 2021년 졸업 예정. 지난 3년 동안 5개국의 도시에서 공부하면서 교육 관련 및 마케팅/브랜딩 관련 인턴십과 여러 프로젝트 수행. 현재 IBM 뉴욕 본사 글로벌 마케팅 부서에 채용되어 내년 5월 졸업 후 근무 예정.

--

--

Megan Cho

Product Marketing @ Google | Minerva University '21. I write about education, career, and the future of work.